유향소와 파놉티콘에서 대중매체로
번   호   24
작성자   천경인 ()
작성일   2004-09-17 오전 2:09:55
조회수   6017


유향소와 파놉티콘에서 대중매체로

천경인(목포고 3학년)

(1) 미국의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는 ‘국민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으로 만들어가는 최적의 방법은 허용 가능한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하되, 그 안에서는 활발한 토론을 허락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대중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민주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게 된다. 하지만 대중들은 엄격하게 제한된 사회에서 권력자들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모른 채 지배당하며 사는 것이다.

(2) 옛날부터 권력은 대중을 감시 통제하여 지배해 왔다. 조선시대의 지방 세력과 주민을 감시 통제하기 위해 설치했던 유향소가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17세기 벤덤에 의해서 고안된 원형교도소(파놉티콘)도 한 예이다. 이 파놉티콘은 원형의 형태의 건물의 중앙에 탑이 있고, 나머지 부분에는 수감자가 있는데 탑에서는 수감자를 한눈에 모두 감시 통제할 수는 있지만, 수감자는 탑 안을 볼 수 없는 감시와 통제의 대명사이다. 멀지 않은 과거에도 이런 감시와 통제로 대중을 지배했던 적이 있다. 박정희 독재 정권이 그 때이다. 박정희 독재 정권 시절은 대중이 군인들에 의해 감시 통제되어 지배당했다. 이처럼 권력은 대중을 파놉티콘과 같은 방식으로 지배해왔던 것이다.

(3) 그러나 오늘날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매체가 발달하고 디지털 기술의 발달함에 따라 권력이 대중을 지배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이제 권력은 미디어(매체)와 손을 잡고 다시 한번 대중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중매체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정보의 흐름을 활발하게 만들었다. 권력자들은 이것을 이용한다. 자신들의 테두리를 점차 대중매체에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중의 시선을 모으면서, 많은 정치 문제를 대중들이 볼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전두환 군사 정권 시절에 국민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88올림픽을 유치한 것, 미스코리아 대회를 실시한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즉, 대중매체의 발달은 오히려 대중을 더 감시받게 한 것이다.

(4) 그렇다면 현대의 대중들은 권력의 대중 지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첫째, 끊임없이 부당한 권력자들의 대중 지배에 민중들은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해야 한다. 현대는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대중매체도 또한 발달하게 된다. 신문, 인터넷, TV 등 여러 매체가 등장하면서 정보의 흐름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대중들은 이러한 매체들을 이용해 권력자들에게 투쟁해야 한다. 이러한 매체들은 권력자들이 대중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기도 하나 동시에 권력자들은 감시할 수 있는 좋은 도구임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도구를 이용해 대중은 권력자의 횡포와 부당한 점을 적극적으로 저항해야 한다.

(5) 둘째, 조직을 만들어 가면서 인식을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조직적이고 좀더 체계적으로 저항, 투쟁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만들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조직을 만들어보면 새로운 해법과 전략이 생기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시민연대가 있다. 이 시민연대는 시민들이 모두 모여서 연대를 만들었는데, 국가 권력의 대중을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 참여연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국가 권력을 감시, 통제하여 부당한 권력자에 조직적으로 투쟁하여 대중의 공익을 보호하고 있다. 이처럼 대중은 조직을 만듬으로써 권력에 저항해야 한다.

(6) 얼마 전, 삼성에서 임직원을 1년 동안 감시, 미행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권력을 가진 대기업이 임직원을 감시, 통제해 왔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모든 부당한 권력에 대중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민중은 개인보다는 조직으로 서로 모여서 저항, 투쟁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강평 -

천경인 학생도 양익순 학생과 똑같은 방식으로 글을 구성하였다. 즉, 단락은 모두 여섯 개였으나 서론 단락, 권력에 악용당한 대중 매체의 부작용, 대응 방안, 결론 단락으로 구성하였다.

첫째 단락에서 촘스키의 말을 인용한 것은 탁월하였다. 이 글 전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째 단락은 본론이 아니라, 과거의 통치 방식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서론의 연장이었다. 그렇게 치면 서론 원고량이 많고 유향소, 파놉티콘을 예로 들었으면서도 과거 지배 방식이 노골적이고 절대적이었으며, 직접적이었다는 것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셋째 단락이 본론 1이면서 오늘날 권력에 악용당한 대중 매체의 부작용을 거론한 단락이다. 천경인 학생은 한정된 공간인데 서론에서 이미 원고량을 많이 낭비하여 이 단락에 집중할 공간이 모자랐다. 그래서 권력자가 ‘자신들의 테두리’를 보여준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그게 88올림픽과 미스코리아 대회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넷째 단락에서 개인이 깨어야 하고, 다섯째 단락에서 조직을 만들어 제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아주 적절하였다. 그러나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대응 방식도 막연하였다. 즉, 양익순 학생 글버릇처럼 대중 매체는 좋은 도구이니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저항하라고 선언할 뿐이었다. 상대방(채점자)은 대중 매체가 어떻게 좋은 도구이며, 어떻게 적극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결론 단락에서 ‘삼성’을 거론한 것은 한참 빗나간 것이다. 지금까지 서론과 본론에서는 권력과 대중 매체의 관계를 거론하였다. 굳이 ‘삼성’을 거론하자면 ‘삼성’이 대중 매체를 이용하여 수많은 소비자를 현혹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몰고 간 사례여야 한다.

천경인 학생은 한 단락을 깊이 있게 정리하지 못한다. 그것은 이처럼 문제점(원인) - 대책(방안)을 정리해야 하는 글은 먼저 문제점(원인)을 찾고 대책(방안)을 마련한 다음 서론과 결론을 구상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서론부터 구상하여 서론에서 지나치게 원고지를 낭비하면 정작 본론에서 써야할 내용을 충분히 거론하지 못한다.
또 대책(방안)은 본론에 놓았어도 성격으로는 결론이다. 그러므로 이런 글은 결론 단락이 그리 길지 않아도 되는데 뭔가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앞에서 한 이야기를 요약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본론 원고량이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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