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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윤병국 ( ) |
날짜 : 2006-12-27 오후 8:55:29 |
조회 : 23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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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정]
* 지난주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기나 긴 한 주를 보냈습니다.
* 한 달간의 정례회의가 이번 주 목요일로 끝납니다. 이번 주에는 월요일에 본회의(시정질문 답변 및 예산안 등 안건처리), 화·수요일은 예결특위(추경예산안 심사), 목요일은 본회의(추경예산안 처리 등)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사 등 숨가쁘게 달려온 한 달 동안 보내주신 많은 격려와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의정일기-예산심사에 참가하여]
지난주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가하여 기나 긴 한 주를 보냈습니다. 예산결산특별위원은 각 위원회별 3명씩 총 9명으로 구성하는데, 특별한 선출절차를 거치는 것은 아니고 구성이 필요할 때마다 상임위원회별 이름 가나다순으로 돌아가며 맡게 됩니다. 그래도 본예산에서 예결위원을 맡은 덕분에 당선 첫 해에 우리 시 예산 전모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분명 행운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죽었다가 살고 죽었다가 또 사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여기서의 답은 ‘예산’입니다. 예산의 편성권은 시장에게 있습니다. 시장은 집행부 각 부서에서 필요한 예산을 취합하여 예산부서에서 조정을 합니다. 그 전 단계로 예산편성을 위한 시민공청회 등의 과정을 거치기는 하지만 아직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산부서에 취합된 요구액은 무려 2조가 넘었다고 하는데 절반 이상이 삭감되어 최종 8천억원이 내년도 예산안으로 의회로 넘어왔습니다.
의회는 편성된 예산안을 삭감할 수는 있지만 증액시키지는 못합니다. 의회에 도착한 예산안은 소관부서에 따라 각 상임위원회별로 나뉘어져 예비심사하게 됩니다. 예산부서에서 1차 조정된 예산은 다시 한 번 칼질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원회는 집행부서의 국·과장을 불러 편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을 거칩니다. 이 때 이미 살 예산과 죽을 예산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중질의를 받는 예산은 목숨이 오락가락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의 답변 후 회의는 정회상태에서 속기를 중지하고 진행됩니다. 예산과목별로 생사여부를 결정하는 소위 ‘계수조정’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계수조정을 정회 상태로 진행하는 것은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기록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계수조정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도 했던 과거와는 달리 기자들에게 자유롭게 방청을 허용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계수조정의 공개는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예산이 죽고 사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집단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이 있다면 감시받는 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민 감시단이 계수조정 과정을 지켜본다면 더 엄격한 심사가 될 수도 있겠지요.
계수조정이 공개된 때문인지 죽은 예산 리스트가 금방 금방 돌아다닙니다. 뒷날 아침이면 죽은 예산의 아비(?)들이 내 예산 살려달라고 읍소작전을 펼칩니다. 최종 표결하는 날까지는 사망선고가 난 것은 아닌 셈이니까요. 살인혐의자가 누군지는 질의 과정을 생각하면 금방 드러납니다. 그래서 살인혐의자는 집중표적이 되어 휴식시간 마다 시달리기 일쑤입니다. 때로는 무시무시한 외부의 압박전화를 받기도 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웬만한 확신 없이는 예산삭감을 주장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저는 살인자···였을까요?
행정복지위원회는 이런 과정을 거쳐 과다하게 편성된 예산, 불급한 예산을 찾아서 31억원을 삭감했습니다. 그러나 각 상임위원회에서 예산을 심사하는 것은 예비심사이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예산안이 다시 수정됩니다. 예결특위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한 내용을 보고받고 다시 심사를 합니다. 상임위 심사 시 논란이 됐거나 죽은 예산에 대해 억울해 하는 부서장들에게 다시 한 번 설명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물론 상임위에서 멀쩡히 살아 온 예산이 예결특위에서 처참한 죽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문예회관 설계용역비가 그런 경우입니다.
이제 그 기나긴 일정이 끝났습니다. 예결특위가 최종 수정안을 만들어 본회의에 보냈고 18일 의결만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임위원회 예산심사 일주일, 예결특위 예산심사 일주일을 거치는 동안 거의 녹초가 되어버렸습니다. 매일 매일 늦게 끝나기도 했지만 회의시간에는 신경을 바짝 세워 집중해야 했고 휴식시간에는 살인혐의자로서 집중설득을 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예산심사를 통해 저는 예산을 삭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찾아 삭감하는 것이 의회의 기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신인의 눈으로 볼 때 정말 불필요한 예산이 많았습니다. 불합리한 줄 뻔히 알면서도 압력 때문에, 또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반복적으로 편성되는 예산이 훤히 보였습니다. 그러나 보인다고 다 삭감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예산일수록 질문만 해도, 마음만 먹어도 금방금방 압박이 다가옵니다.
단지 압박이 두려워서 못한 것만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저 혼자 주장한다고 해서 삭감될 예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말 괴롭고 답답했습니다. 그 예산들 앞에서 내가 장렬히 전사하고 싶을 정도로···. 시민들의 힘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죽었던 예산 중에서 의원들과의 개인적인 관계나 지역구 문제이기 때문에 살아나는 예산도 많습니다. 여러모로 관계가 많은 의원일수록 살려야하는 예산이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살아 난 예산에 비하면 내가 삭감을 주장한 예산들 중 억울했을 예산이 많았을 것입니다. 삭감의 기준을 잡기 힘들었습니다. 원칙을 놓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힘들고 지쳤습니다.
응원군을 기다리며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채찍질 하겠습니다.
윤병국시의원 사무실 420-024 부천시 원미구 중4동 1035-2 하나빌딩4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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