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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며(전교조 이성대 조직실장)/어느 분회장 편지

이름 : 이성대/김영주 ( )

날짜 : 2006-10-27 오후 11:00:18

(전교조 이성대 조직실장이 유치장에서 쓴 편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며

-부당한 인권침해 중단하고 반교육적 교원평가제 실시를 중단하라!

저는 이 순간부터 부당한 인신의 구속을 중단할 것과 반교육적인 교원평가제의 중단을 요구하며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갈 것입니다.

저는 22일 오전 10시에 진행되었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저에 대한 부당한 인신 구속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구속영장이 확정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부당한 인권침해관행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당한 인신 구속은 수십 년간 이 땅 민중들을 억압하고 이에 저항하는 양심적인 지식인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해온 잘못된 관행과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십 년간 계속된 독재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한 가치의 전도와 법률의 도구화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 놓고 있으며 저의 희생이 이러한 적폐를 개선하는 작은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심정입니다.

이번에 제가 구속된 데에 대하여 부당한 탄압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엄연히 현행법에도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되도록 인신을 구속하지 않고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저의 경우도 당연히 그렇게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휴직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조직실장을 맡고 있지만 몇 개월 뒤 노조 직을 마치면 다시 교단에 서야 할 현직 교사입니다. 전교조라는 교원단체의 책임 있는 일꾼으로서 도주할 염려가 없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또 제게 씌어진 혐의가 10.20 교원평가 공청회를 방해하였다는 것인데 그에 대한 사진체증, 현장에 나와 있던 경찰관 및 교육부 공무원들의 증빙이 있는 명백하고 단순한 사건이어서 증거 인멸과 왜곡의 우려가 없음도 너무나 분명합니다. 그러함에도 마치 현직에 있는 교사를 또한 책임 있는 교원단체의 간부를 파렴치범처럼 구속한 채 재판에 회부하는 데 대하여 저는 참을 수 없는 모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권침해는 수십 년 군부독재 시절에 비롯된 잘못된 것으로 반드시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단식을 결심한 두 번째 이유는 현정부의 부도덕한 권력행사, 관료들의 국민 위에 군림하느 오만한 행정태도에 대한 고발입니다.

10월 20일 공청회는 잘못된 공권력 집행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권력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의 이념에 맞게 엄정하게 집행되어야한 권위와 신뢰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육부는 공청회가 개최되는 당일 오전 10시에 언론에 교원평가제 실시 방침은 물론 법제화 일정까지 확정하여 발표하였습니다 민주주의 대한 유린이자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가 아닐 수 없으며 공권력의 도덕적 불감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그간 교육부가 교원평가제를 추진해온 과정을 보면 절차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결여함은 물론 최소한의 도덕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25만 명 이상의 교원들이 반대하는 서명에 참여하였음을 잘 알고 있고, 9만 조합원을 가진 교원노조가 그 반교육성을 심각하게 지적하고 교총에서도 졸속적으로 추진하는데 누누이 반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교원평가제를 불과 7개월의 시범실시를 토대로 법제화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36만 교원들이 사회경제적 지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그치지 않고 1000만 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하루 아침에 뒤바꿀 것으로 보이는 이 엄청난 제도 변화를 어떻게 그리 무책임하게 추진할 수 있습니까?

더욱이 교육부가 내세우고 있는 강행 논리를 보면 수미일관 전체 교원들을 모욕하고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교육부는 교원평가에 대하여 대다수의 국민이 찬성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최근 한길 리서치의 여론 조사의 결과를 보면 교원평가제 찬성이 47.8%, 반대가 47.1%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과 같은 전문분야에 대하여 심도 있는 토론이 아닌 단순 여론 조사의 결과를 근거를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그 자체가 여론몰이, 여론 호도가 될 위험성이 크다고 봅니다. 비열한 포퓰리즘이 아니고서야 이런 방식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중요한 교육정책을 밀어붙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더욱 노골적인 국민에 대한 기감과 여론 조작은 대다수 국가에서 교원평가가 실시되고 있다는 발표입니다. 교원평가는 미국의 일부 주와 영국, 일본, 호주 등에서만 실시되고 있으며 이들 나라에서 교직 기피 현상이 심각하게 일어나 교원부족 사태가 초래되는 등 공교육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습니다.

교원평가제를 실시하면 공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 있습니까? 학생들은 더욱 극심한 성적 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교사들은 높은 평가를 얻기 위하여 조그마한 실적이라도 그럴듯하게 과장하여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교장, 교감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게 만들고, 학생과 학부모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그러한 제도 하에서 존경받는 교사, 교사다운 교사로 남는다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교원평가제는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제도이며 교육을 더 이상 교육이 아닌 것으로 만들 것이 자명합니다.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구속까지 이르게 된 데에 대한 저의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교조 교사들은 공청회를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공청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오후 1시경에 당일 공청회는 요식행위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오전에 언론에 발표한 방침을 철회하여야 한다, 공론의 장인 공청회에서 교원단체 교사들의 입장을 제지한데 대하여 사과하라, 공청회장 건물 안에 배치한 경찰을 건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정당한 요구를 하였을 뿐입니다. 공청회 중단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공청회를 공청회답게 진행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교육부는 성의 있게 대답하는 대신에 경찰을 동원하여 교사들을 강제로 연행하였던 것입니다. 그 후 공청회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토론자로 나오신 두 분에게 공청회 내용과 관계 없이 전교조 대한 비난 발언을 계속하고 사회자가 이를 제지하지 않는데 대하여 해명할 기회를 달라는 의사진행 발언을 하려다가 연행되었습니다. 몇 개월 구속되더라도 결국 무죄나 집행유예로 판결되면 풀려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그런 문제로 ‘목숨을 건 단식’까지 하겠다고 하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단식은 저 개인에 가해지는 ‘참을 수도 있는 인권 침해’에 대한 항거가 아니라 무차별하게 자행되는 인권침해와 그에 대한 불감증에 대한 저항이요, 교원평가제의 추진과정이 심히 부도덕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학생들 앞에서 ‘바른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하고, 옳지 못한 일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교사의 양심으로 평생을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가는 교사의 교육에 대한 사랑으로, 젊은 시절부터 민주주의를 위하여 싸워왔던 한 시민의 우리 사회에 대한 충정으로 이 무모한 결단을 내립니다. 이 결단은 전교조의 조직적 결정 과정을 거친 일이 아니며 오로지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것입니다.

자유와 정의, 양심이 살아 있는 사회를 희망하시는 모든 분들께 저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호소 드립니다.

<저의 주장>

1. 사법부는 부당한 인신구속, 인권침해 관행을 개선하라.

2 교육부는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교원평가제 실시를 전면 중단하라.

3. 교육부는 교원단체와 공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성실하게 임하라.

2006. 10. 삼성중 교사 이성대

http://www.eduhope.net/commune/view.php?board=eduhope-41&id=591&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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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 분회장 편지) 27일 조퇴 투쟁을 나서며

선생님! 내일(27일) 교원평가를 막으러, 연금법 개악을 막기 위하여 저는 서울로 상경투쟁을 다녀오려 합니다.

성과급이 2차까지 지급이 되었습니다. 아마 막을 수 없다라고 생각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부터 당장 초등에서 3000명이 감원되어야 한다는 사실에도 나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경력 순으로 나눠가졌는데 그게 무슨 근거가 되겠어?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 장관은 올 가을 국정감사에서 거듭 확인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정착될 때까지는 인사고과에 반영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연결시키겠다. 왜냐하면 출산율 감축으로 인해 가장 먼저 구조조정을 해야 할 곳이 바로 초등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등까지 확대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나는 아닐 거야. 해마다 감축이 되고 결국 교원평가로 인해 봉급이 반으로 줄어들어도 살아 갈 수 있어. 연금이 반으로 줄어서 늙어서 노후 대책이 안 되어도 개인연금을 들어놓은 게 있으니까 버틸 만 해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영국이나 미국이나 일본에서 오신 선생님들 증언은 우리들의 생각과 너무도 다른 현실 속에 놓여 있음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싸우려고 합니다.

내 밥그릇은 내가 지키려고 합니다. 성과급도 연구수당으로 달라고 할 것입니다. 내 월급을 국가 마음대로 빼앗아가지 말라고 외칠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싶습니다. 찬 시멘트 바닥에서 길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팔뚝질하기 싫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해줄 수 없는 일이기에 나 먼저 나서려고 하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그 두려움이 저 역시 가득합니다. 속으로는 몹시 떨리기도 합니다. 겁도 많이 납니다. 우리의 외침이 헛되지 않을까 무섭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선생님들이 모여서 함께 외칠 때 저는 희망을 봅니다. 그래서 더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요구를, 우리의 생각을, 바람직한 교육여건을 위해 싸우고 오겠습니다. 함께 하시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빌어주시기 바랍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2006년 10월 26일 동료 교사 김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