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원 의원의 달빛 데이트 이름 : 윤병국 ( ) 날짜 : 2006-10-21 오후 10:54:19 조회 : 2359  윤병국(부천시의원)    오늘은 일요일이 아닌데도 메일을 보냅니다. 어제 의회가 끝났는데 지금이 아니면 이 이야기를 전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입니다. 아니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고나 할까요? 어떤 때는 일요일 저녁 때까지도 쓸 말이 생각이 안나는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빨리 말 안하면 잊어 먹을 것 같습니다^^.    의회에서 오고가는 이야기 중에 재미있다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문제이거나 아니면 예산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지난 18일 본회의장에서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 후 아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날 시정질문 답변이 있었고 강일원 의원만이 보충질문에 나섰습니다.    강의원은 구도심 지역의 첨예한 현안인 뉴타운건설 등에 대해 시정질문을 했던 터라 보충질문도 이에 대한 문제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첫 마디는 전혀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본 의원은 청소년들이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주기 위해 시립천문대를 건립할 용의가 없는가라고 시정질문을 한 바 있습니다”로 질문은 시작되었습니다. “달이 뜨면 달그림자가 생긴다는 사실을 겪어보지 않은 아이들이 어떻게 달빛 속에서 데이트를 하는 낭만을 알 것이며, 달빛 속을 걸어보지 않은 아이들이 어떻게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오전 내내 지루하게 답변을 들었고 점심식사 후 졸릴만한 시간이라 멍하게 앉아있던 다른 의원들이 하나 둘씩 귀를 기울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입가에 미소가 번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작가들이 은하철도 999를 만들어 낸 것이 우연이 아닙니다. 곳곳에 있는 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우주를 꿈꾸어 왔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에 폭력이 난무하는 것도 청소년 시기에 이런 꿈을 심어 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많은 의원들은 공감의 의미를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고 느낀 것은 저만의 생각이었을까요? 결국 시에서는 불빛이 밝은 도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던 의견을 철회하고 적극 검토하겠다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우리 도시에 작은 천문대가 하나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천시의회가 시민들에게 꿈을 되찾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중원고등학교에서, 그 다음주는 옥산초등학교에서 의회를 소개하는 1일 교사를 하기로 했는데 우리 청소년들에게 이런 의회상을 심어줄 수 있을 지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