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선생님의 명저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를 96년에 처음 본 사람입니다.그때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그땐 정말 우리 글쓰기의 각론을 설명한 책은 거의 없었잖습니까.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증보판을 다시 읽고서는 제가 활동하는 오마이뉴스에 이 책의 소개글을 썼습니다. 좋은 책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써주시길 바랍니다.
------------------------------------------------------------------------
바르게 글쓰기, 각론이 없다고?
[우리글 길잡이 책 3] 한효석의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김용국(jundorapa) 기자
알쏭달쏭한 우리말 문제 하나. 다음 10개의 낱말 중 맞춤법에 맞지 않는 것은 몇 개일까.
'초코렛, 텔레비젼, 넌센스, 까탈스럽게, 딱다구리, 머릿말, 불나비, 오랫만에, 일찌기, 핼쓱하다'
정답은 10개 전부다.
위의 낱말들은 각각 '초콜릿, 텔레비전, 난센스, 까탈지게, 딱따구리, 머리말, 부나비, 오랜만에, 일찍이, 해쓱(핼쑥)하다'라고 써야 맞다.
우리글은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다. 낱말뿐이 아니다. 문장을 꾸미는 요령, 글 한 편을 구성하는 방법이 제대로 되었는지 의심이 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글쓰기를 가르치는 책은 대부분 원론 수준에서 훈계만 하다가 만다. 각론은 각자 알아서 공부하라는 뜻일까.
20여 년 간 국어교사로 학생을 가르치던 한효석 선생도 "우리말을 아끼는 많은 분이 이것저것 지적하기도 했지만, 지적한 것을 모아 뼈대를 갖추고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그 기준을 그어 준 책"을 고대하였으나 마땅한 책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직접 책을 쓰게 된다. 일상적인 글쓰기에서 다듬어야 할 낱말, 문장을 체계적으로 모아 기준을 마련한 책이 바로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이다.
10년 전에 처음 나온 이 책은, 2000년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여 증보판으로 바뀌었다. 이 책은 논술, 입사시험 준비생과 글쓰기 지도교사, 일반 직장인들을 위한 책이다. 한마디로 '실전용 길잡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보통사람들도 쉽게 보고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예문은 일반인들이 실제로 썼던 글이나 신문기사 따위를 보기로 삼았다. 이 예문 중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설명하고, 실제로 다듬는 요령을 소개한다. 또 각 단락 끄트머리에는 연습문장을 제시하고 그 글을 직접 고쳐보도록 하고 있다. 물론 책 맨 뒤에는 '모범답안'도 실려 있다.
이 책은 크게 '단어 바로 쓰기', '문장 바로 쓰기', '논술 글쓰기'와 같이 3장으로 꾸며졌다. '단어 바로 쓰기'에서는 잘못 쓰고 있는 낱말을 유형별로 바로잡아 준다. 또 외래어 표기법, 숫자 바로쓰기, 띄어쓰기, 틀리기 쉬운 말, 바꿔 써야 할 말 따위도 꼼꼼히 소개한다.
'문장 바로쓰기'는 큰 제목만 제대로 기억해도 글쓰기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몇 가지만 보자면 ▲문장을 짧게 하기 ▲수식어를 피수식어 가까이 붙여 놓기 ▲'것' 줄이기 ▲명사문 줄이기, 명사절 없애기 ▲번역체 문장 버리기 같은 것이다.
특히 한효석 선생은, 외래어가 우리말을 풍성하게 해주는 장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 글쓰기를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꼬집는다. 이를테면 영어식 명사문과 영어를 직역하는 말투가 우리말의 서술성을 죽이고 문장을 피동형으로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처음에는 낯설던 (외래어) 문장이 나중에 익숙해지면서 그 말을 우리말인 것처럼 착각"한 나머지 "외래어 '글버릇'을 우리 것처럼 쓰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나는 아이 셋을 갖고 있다"는 "나에게는(우리 집은) 아이가 셋이 있다"로, "진지하고도 솔직한 설명이 있었다"는 "진지하고 솔직하게 설명했다"로 바로잡아야 좋은 문장이 된다.
'논술 글쓰기'는 짧은 시간에 논리적인 글을 쓰는 방법을 제시한다. 주장을 담은 글에서 유의할 점은, 먼저 어려운 한자어를 함부로 쓰지 않는다. 제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우므로. 둘째 논리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용어를 확실히 알고 쓴다. 마지막으로 '머리를 쥐어짜서' 관념적으로 쓰지 말고, '자연스런 목소리'를 담는다.
좋은 글은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쉬운 말로 쓰기 위해 애써야 한다. 어려운 한자어를 함부로 쓰면 제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 되도록 자연스런 우리말을 살려 쓰는 것이 좋다. 한효석 선생이 말하는 좋은 글이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게 쓴 글이다".
우리말 문제 하나 더. 다음 낱말을 쉬운 말로 바꾸어 본다면?
'가가호호, 공제하다, 심심한 사의, 품행이 방정하다'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는 아래와 같은 낱말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집집마다, 빼다, 깊은 고마움, 행실이 바르다'
한효석의 홈페이지(http://www.pipls.co.kr)에 가면 우리 글 바로쓰기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