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름 : 이대로 ( ) |
날짜 : 2004-01-14 오후 11:24:41 |
조회 : 2183 |
|
중·일양국의 역사협공, 참여정부 손놓고있나
정부와 지배층은 우리말과 역사의 중요성을 깨달아라
이대로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자기 나라의 역사로 넣으려고 한다. 이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고구려가 우리조상이 세운 나라로 알고 있고 지난날엔 중국도 고구려 역사가 중국 역사라고 떠들지도 않았는데 지금 중국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게 여러 가지로 의심이 가기 때문이다. 힘이 세지니까 다시 우리의 역사를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는 속셈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우리가 그 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라와 겨레가 더 큰 괴로움과 아픔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수 천년 동안 중국 대륙의 지배와 그늘 속에 살았다. 그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정치와 문화, 교육 그밖에 여러 가지가 그랬다. 그러나 19세기 끝 무렵부터 중국은 우리의 형님 나라나 큰집이 아니었다. 중국이 서양과 일본 제국주의에 무릎을 꿇게 되어 그들의 손아귀에서 풀렸고 멀어졌다.
옛 대한제국 말기 여러 강대국이 우리를 먹으려고 다툴 때 짧지만 한동안 우린 자유로운 몸이었고 빨리 힘을 키웠으면 자주독립 국가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세계 2차 대전 때 일본이 연합국과 싸우다가 짐으로써 미군정을 거쳐 미국을 큰집처럼 받들고 눈치를 보며 살고 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손아귀에 쥐어 살지만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언젠가 미국이 무너지고 중국과 일본의 힘이 세지면 다시 그들이 우리를 먹으려 하고 괴롭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빨리 우리 말글로 자주 정신과 힘을 키워야 다시 그들에게 짓밟히지 않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살 수 있다고 보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마음 졸이며 한글운동을 바쁘게 했다.
역사는 거듭된다고 했던가. 100여 년 전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났을 때 다른 강대국의 지배를 받기 전에 쓰려져 가는 나라를 일으켜 독립국가를 만들겠다고 뜻 있는 젊은이들이 갑신정변을 일으켰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독립국가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외세의 힘을 빌렸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나라 안팎의 저항을 이기지 못해서 실패했다. 그 때 민중이 깨어있었고 함께 힘을 모았다면 성공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오늘날 이 나라의 처지가 100여 년 전과 비슷하다. 나라를 이끄는 지배층이 썩었고 저만 잘살고 권력을 잡겠다는 게 100여 년 전과 다를 게 없다. 나라임자들도 줏대가 없고 얼빠진 지배층에 끌려다니고 힘센 나라의 입김에 흔들리고 있다. 이러다가 미국의 힘이 기울면 다시 일본이나 중국에 먹힐지도 모른단 걱정이 된다.
어른이나 현 지배층이 그러하면 젊은이나 국민이라도 달라야 하는 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자주 정신을 가지고 과학과 기술을 공부하고 익혀서 땀흘려 일하며 함께 잘 살겠다는 젊은이가 많은 게 아니고 남의 나라말이나 배워서 저만 출세하고 편하게 잘 살아보겠다는 이가 많아 보인다. 오히려 우리 힘을 키우자면 현실이 그러한 데 괜히 세계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따르자고 한다.
외국 정치와 외국 학문, 외국돈에 목 매여 재미보고 있는 지배층인 정치인과 학자, 돈 많은 기업인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훌륭한 지도자는 앞날을 내다보고 대비를 잘해야 한다. 백성들을 어두운 곳이나 구렁텅이로 끌고 가지말고 밝고 좋은 길로 이끌어야 한다.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내다보고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있다. 교육이 그렇고 정치, 문화, 경제가 그렇다.
중국은 앞으로 우릴 지배하기 위해 앞날을 내다보고 정치를 하는데 우리는 그 대비책이 없고 그들의 눈치나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 정부와 외국의 대기업들은 교묘하게 우릴 써먹고 알짜를 빼가고 제 나라 이익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데 우린 무슨 세계화란 헛 바람든 소리만 지껄이며 제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있다. 그들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고민을 하거나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친일 인명사전이란 걸 만들자는 것이나, 고구려 역사를 지키자는 것이나 우리말과 한글을 지키고 빛내자는 게 다시 중국이나 일본에 짓밟히거나 식민지가 되지 않기 위해 앞을 내다보고 하는 일인데 지배층인 정치인과 경제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 일에 얽매이는 일이고 세계화에 거스르는 일로서 자신들 돈벌기에 맞지 않는다며 가로막고 있다. 회사 들어갈 때는 말할 것 없고 공무원 시험 볼때도 국사와 국어는 시험과목에서 빼고 영어와 한자는 그 시험과목으로 들어가는 세상이다.
우리의 말글과 역사를 바로 세우고 지키는 건 밖으로부터 부는 세찬 바람에 우리가 쓰러지거나 날려가지 않도록 뿌리를 깊게 내리는 일이다. 국민을 단단하게 뭉치게 하는 풀과 끈이 그 나라의 말이고 역사이다. 그런데 그 말과 역사가 푸대접받고 외면당하고 있다. 오히려 남의 나라 말글과 역사 인물을 더 떠받들고 있다. 그래서 얼빠진 국민이 늘어나고 이 겨레와 나라의 앞날이 걱정된다.
나라를 이끄는 이들은 나라임자들이 줏대를 가지고 한 마음으로 뭉치고 한 몸으로 달리게 해주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기 힘들고 나라 돈을 쓰는 정신문화연구원이나 세종연구소 들 기관이 딴 일에 바쁘면 민간 학술단체나 시민단체라도 그런 일을 자유롭게 열심히 하도록 놔두거나 도와야 한다. 옆 나라의 눈치가 보이면 민간인이라도 일반 학문과 과학연구는 말할 거 없고 정신문화 연구와 운동을 열심히 하게 해서 나라를 지키게 해야 한다.
교통 통신이 자꾸 발달하고 자유무역협정으로 더욱 세계가 하나가 될수록 정부는 그 대비책을 철저히 세우고 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지키며 빛낼 생각을 해야 한다. 경제만이 아니라 정치, 문화, 사회와 그밖에 여러 쪽으로 앞을 내다보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살펴보고 좋지 않은 싹이 트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를 지키고 빛내어 살아남기 위해 힘써야 한다. 우리가 가진 게 있고 힘이 있어야 남이 깔보지 않고 남을 위해서도 일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힘써야 할 일은 권력 싸움이나 외세에 빌붙어 저만 잘 사는 길을 찾는 게 아니라 빨리 동서와 남북이 하나가 되고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자주 정신을 가지고 일본과의 무역적자도 줄이고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덜 보고 사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말과 역사를 바로 세우고, 지키며 빛낼 것을 다시 한번 외친다. 우리만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양 세 나라와 온 세계 사람이 함께 잘 살기 위해서이다. / 본지 고문
* 필자는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입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