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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백호 ( ) |
날짜 : 2003-01-08 오전 12:08:22 |
조회 : 2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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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경례하니?
- 교실에서 경례 없애자
백호(오마이뉴스 기자 jerrybaek@kongju.ac.kr)
교실에 들어서면 선생님이 들어서면 어김없이 "차렷, 경례"라는 구호와 함께, 학교 수업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차렷, 경례"를 들을 수 있는 곳은 요즘에는 그리 많지 않다. 분명한 사실은 이 구호를 많이 쓰는 곳이 군대와 학교라는 점이다.
영어 수업 시간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차렷, 경례"를 알려준다면서, "Attention, Bow"라는 말을 여과없이 가르쳐 주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으로는 어느 원어민 교사도 학생들에게 "Attention, Bow"를 가르쳐 준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서구의 보수적인 교사들은 한국의 교사들보다 더욱 예절을 따진다. 필자는 호주에서 온 아주 보수적인 교사의 수업에 참관한 적이 있지만, 그녀가 한 번도 학생들에게 "차렷, 경례" 따위를 시킨 것을 본 적이 없다. 실제 미국의 교실 상황을 영화를 통해 접하게 되면, "차렷, 경례"하는 장면을 볼 수 없다. 예전에 한참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천사들의 합창"이라는 외국 드라마 역시 중남미의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차렷, 경례"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분명, "차렷, 경례"는 군대식 용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 정신이 강하다는 전교조 교사들 조차 아무런 꺼리낌 없이 이러한 관례를 받아들이는 것일까? 아마 그것은 일제시대로 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가장 적합할 듯 하다. 근대 학교의 제도가 정착된 것은 조선총독부하의 학교였고, 교원들도 칼을 차고 수업을 했다는 기록들을 보면, 아마 "차렷, 경례"라는 구호는 거기서 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추측해 볼 수 있다.
다른 여러가지 정황도 추측해 볼 수 있지만, 일제 시대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나 생각한다. 이러한 군사 문화의 한 가지는 체육 시간에도 볼 수 있다. 종대, 횡대로 정렬하라는 용어 역시 사실은 군대에서 쓰이는 용어다. 체육이라는 과목이 육체적으로 건전한 인재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대, 횡대의 용어는 교련 과목에서나 나올 용어이지,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을 추구하는 체육과목에 등장할 용어는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육 교사들은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종대, 횡대도 구분 못하느냐며, 야단 치기에 바쁘다.
문민 정부에서 일제시대의 흔적인 국민학교라는 명을 없애고, 초등학교라는 명을 썼다. 껍데기는 바뀌었지만, 아직도 학교의 여러가지 일들은 근대 학교의 초기인 일제시대의 제도를 따온 것들이 많다. 우리가 모르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일제 시대로 부터 온 것이다. 전국 교사들이 수업 시간 인사할 때 "차렷, 경례" 구호부터 없애는 것이 어떨까? (오마이뉴스 2002년 12월 17일자에서 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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