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캄캄합니다. 이름 : 봉사 야초 ( ) 날짜 : 2002-12-04 오후 1:51:35 조회 : 2082  이번에 수능시험 본 자녀를 둔 사람들이 많지요. 저 또한 큰 녀석이 시험을 치뤘습니다. 시험 당일 데릴러 오라길래 중흥고에 가서 태우고 오는데 시험이 쉬웠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차!싶더라고요. 왜? 시험 끝나고 문제가 너무쉽다면서 제 답이 다 맞다고 큰소리 치는 놈치고 점수 좋은놈 보셨습니까? 그래도 혹시나 기대하며 1달을 기다렸는데 결과는 역쉬나였습니다.    그래도 요새녀석들 개떡같은 성적앞에서도 고개 빳빳이 들고 제가 가고 싶은 계열의 대학 간다고 큰소리 뻥뻥치네요. 송대관이 울고 갑니다.    저는 3학년1학기 때부터 지방 국립 사범대학을 보낼 생각이었거든요. 따지고 보면 훨씬 경제적이고 어렵겠지만 임용고사 합격하면 스텐레스철밥그릇이잖아요. 더 큰 다른 이유로는 그 녀석이 잔머리가 없어서 사업이나 일반 회사원보다는 공무원 스타일이라는 점이죠.    제 계획은 이렇습니다. 재수는 안된다. 이 몸도 해봐서 잘 알지만 재수해서 성공할 분은 학교 다닐 때 열심히 잘하셨던 분들이죠. 시원찮은 시키들 재수해 봐야 부모 등골 빼서 학원가 경제 부흥 시키는 꼴 밖에 안되거든요. 결국 1년 지나봐야 그 점수가 그 점숩니다.    수도권 사립대학 등록금 350만원(자연계는 더 비쌉니다)이면 지방대 등록금과 기숙사비 하고도 남아 몇푼만 보태면 한학기 용돈까지도 해결된다는 계산이 확실하게 나오네요.    생각대로 잘 될지 모르겠지만...내 큰 아드님께서  1)대학 1학년 입학하자마자 임용고사 준비 시작해서 4학년 졸업과 함께 합격하고 군대갔다 와서 복직 발령받아 지내면서,  2)그 많은 여교사(초등학교 교사면 더 좋고) 중에서 색시되면 안되겠냐고 추파를 던지는 건강하고 성격좋고 예쁘고 실력있는 아내를 모시고 살면,  3)40대 초반에 킬만네 아파르먼트같은 집사고 품위있는 커피잔에 여유를 즐기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을 이끌어 가는 것이 얼마나 안전한 길입니까?    물론 더 큰 세상에 도전해서 더 멋진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자식의견 존중하는 것도 다 좋은데 절대 아닐 때는 머리채를 휘어 잡아서라도 부모뜻에 따르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단호해야 합니다. 그런데 다니다가 그만두는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어려서 피아노 학원 가기 싫다는 어린 자식 의견 존중해 주면 그 자녀는 결국 피아노를 못치게 됩니다. 모질지만 6~7년을 독하게 가르치면 울면서 배운 피아노를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심심할 때 치더라고요.    끝으로 제 집사람 교회다니시는 분 예를 들며 마치겠습니다. 들은 얘깁니다.    현재는 초등학교 여선생님인데 고3때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를 가겠다고 하고 학교에서도 서울대를 보내려고 하는데 그 엄마가 막무가내로 서울 교대에 입학을 시켰답니다. 당시에는 울고불고 난리를 쳤는데 이제와서 보니 그 때 서울대 졸업한 고교동창들 상당수가 우아한 백조로 남아 있고 본인은 인천의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고 있어 현재는 어머니께 무척 고마워 하고 있다는군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