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운동회를 보며 이름 : 오순자 ( ) 날짜 : 2002-10-30 오후 11:12:49 조회 : 2060  초등학교 운동회를 보며    오순자 (부천교육연대 조직국장)     탕! 하는 신호음에 맞춰 운동회의 꽃인 청백 계주가 시작되었다. 이에 맞추어 청군 백군의 응원이 시작된다. 학부모들의 아낌없는 응원 박수와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함성이 어우러진다.     인근 학교의 가을운동회에 가보게 되는 기회가 되어 몇 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의 가을운동회 모습은 새롭게 와 닿았다. 내가 본 운동회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서 각 학교의 운동회 중 신선하게 다가온 모습이 많았다.     첫 번째는 운동복의 변화.   동일 체육복으로 개막식을 시작하면서 각 학년 프로그램 때마다 그 프로그램에 맞는 의상으로 갈아입은 학교도 있었다. 평상시에는 자율적인 운동복으로 수업을 하면서 운동회 때는 각 학년 프로그램에 맞는 차림으로 개막식을 하는 학교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저학년의 경우 번거롭지 않고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았다.     두 번째는 운동장의 변화.   으레 만국기가 운동장위에 휘날리는 모습은 모든 학교의 운동회가 열리면 똑같은 모습이었다. 한 학교에서는 만국기가 풍성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만국기의 크기와 똑같게 만든 도화지에 그 학교 어린이들이 직접 그려서 색칠한 만국기를 운동장에 치장을 해 놓은 것이었다. 직접 그린 만국기가 하늘에 휘날리는 운동장에서 주인공이 열심히 참여할 때 큰 추억이 될 것 같았다.    한편 단체 천막으로 운동장에 설치한 햇빛 가리개와 검정색 그늘막을 설치한 학교가 있었다. 검은 그늘막을 학생들이 응원하는 곳에 높이 설치해 놓아 햇빛을 가려, 학교가 모든 학생을 위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운동회가 열리는 날이면 운동장에서 먼지를 날리며 행사를 하는 모습에 익숙해 있었다. 그런데 몇 학교는 운동장에 ‘스프링클러’를 설치 해 놓아서 점심 시간에 ‘스프링클러’가 위력을 발휘하여 운동장의 흙을 촉촉하게 하였다. 그 탓인지 가을 햇살아래 운동장이 선선한 기운을 주었다.     세 번째는 발전기금 창구의 변화.   한 학교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발전기금 상자’를 내놓았고, 어떤 학교는 체육진흥회 주축으로 찬조금 상자’를 내놓았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는 행정실‘발전기금 창구’를 이용하였다. 예전에는 대부분 교문에 강제적 의무적‘찬조금 상자’를 내놓았다. 그러더니 체육진흥회에서 모금하는 찬조금 상자’와 아동의 학년반을 기입하는 공책으로 바뀌고, 현재는 대부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여‘발전기금 조성’과 관련하여 학교 행정실 창구를 이용하는 것 같았다.     과거에 학부모들은 운동회가 열리는 날 하면 일반적으로 먼지 날리는 운동장, 즐거운 참여가 아닌 강제적 참여라는 생각을 하였다. 물론 학생들이 주인이라는 학교의 행사에 학생들이 신이 나서 평소에 연습한 모습을 보여주는 편안한 날이 되어야 한다. 연습할 때는 목이 말라 힘들고 어려워 한 것 같았는데 운동장에서는 배운 박자에 맞추어 틀리지 않으려고 아이들이 참 진지하였다. 그래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여 논의하고 어려운 부분을 풀어가는 성숙한 모습을 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