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름 | 한효석 | 날 짜 | 2003-12-19 오전 12:08:04 | 조회수 | 1011 |
내용 |
요즘 정치판을 보면서 정치를 혐오하는 분이 많이 늘었어요. 어떤 분은 그 놈 이 그 놈이라는 생각에 내년 총선 날에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합니 다. 참고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오려나 싶어서 그 동안 좀 낫다 싶은 사람을 뽑아 주었는데, 내내 그 모양 그 꼴이라는 거지요. 더구나 소파 개정, 새만금 사태, 부안 핵 폐기장, 이라크 파병, 경기 침체 어느 하나 시원한 끝이 보이지 않습니 다. 이 불확실한 어둠을 확 걷어버리고 싶은데도 어쩌지 못하는 신세가 한심하다 는 생각도 들었을 겁니다. 지구 둘레가 4만 킬로미터라고 합니다. 미터로는 4000만 미터가 됩니다. 말하자 면 4000만 미터짜리 밧줄이 있다면 지구 한 바퀴를 꼭 둘러쌀 수 있지요. 원 둘 레를 계산하려면 지름에 3.14를 곱합니다. 4000만 미터를 3.14로 나누니 지구 지 름은 12738853.50미터이군요. 갑자기 왜 초등학교 수학을 다루냐구요? 지구 둘레를 꼭 감싸는 4000만 미터 밧줄에 1미터 밧줄을 이으면 4000만 1미터 밧줄이 되는데 그 밧줄이 땅바닥에서 얼마나 뜰까를 계산하려고 합니다. 지구 둘 레에 꼭 맞는 4000만 미터에 1미터를 덧보탠 것이라서 사람들은 대개 그 1미터 밧줄의 영향력을 무시합니다. 즉, 1미터를 더 연결하여 밧줄이 약간 헐거워졌겠 지만, 4000만 미터에 1미터라는 것은 아주 미미한 것이니, 뜬다면 땅바닥에서 한 1센티미터 정도나 뜨겠지 하고 생각하시대요. 그러나 4000만 1미터를 3.14로 나누면 12738853.82미터가 됩니다. 지름이 0.32 미터가 더 늘게 됩니다. 그러니 그 밧줄은 땅바닥에서 16센티미터가 뜹니다. 거 기에 1미터를 더 연결하면 또 16센티가 늘어 땅바닥에서 32센티미터가 뜹니다. 즉, 4000만 미터만 넘으면 거기에 1미터를 연결할 때마다 땅바닥에서 16센티씩 더 뜬다는 뜻이지요. 광화문 앞에서 몇몇 사람이 촛불을 들고 시위한다고 무엇이 바뀌냐고 회의적으 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촛불 하나가 무슨 힘이 있을까 싶어 도 1미터짜리 밧줄을 연결하듯 어느 기준을 넘으면 촛불을 하나씩 보태 나갈 때 그 변화는 엄청납니다. 그러니 설령 지금 여건이 좋지 않아 내 맘에 꼭 드는 사 람이 없다 해도, 그런 대로 선거에 참여하여 어떤 식으로든 자기 생각을 드러내 야 합니다. 내 촛불 하나가 변화를 재촉하는 마지막 촛불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데도 내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시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셈이지 요. 어쩌면 우리 시대의 불행은 이래도 참고, 저래도 참아온 우리들의 침묵 때문에 생긴 것인지도 모릅니다. 군인들이 총칼을 들고 정치에 나서도, 지조 없는 정치 인이 활개를 쳐도,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이 엉뚱한 짓을 해도 우리는 대부분 적 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지요. 우리는 약자인 농민, 여성, 노동자, 청소년을 이해 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내세워야 했는데, 있는 자를 대변하며 힘있는 자의 종노 릇을 하는 정치꾼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살았지요.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그 래서 이번 총선이 아주 중요합니다. 투표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아 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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