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차용증을 받는 아버지
이 름  정현주 날 짜  2002-11-10 오후 8:48:28 조회수  1341

내용

 자녀에게 차용증을 받는 아버지
 
 
 정현주(교사, maltook@hitel.net)
 
  오늘 만난 친한 선생님께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둘 다 대학 나와서 열심히 일
 하는 청년들입니다. 그 선생님은 아들들이 대학 다닐 때부터 학비와 그 외 커다
 란 지출에 대해서는 차용증을 받아둔다고 하십니다. 고등학교까지야 부모가 의무
 적으로 자식을 위하여 헌신하고 노력하지만 대학부터는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앞
 날(?)을 해결할 때라는 것. 그러니 대학 동안 정 능력이 없다면 부모가 대주겠지
 만 대신 차용증을 써서 나중에 갚을 것을 약속하라는 것. 경제적으로 빈곤하거
 나 그런 이유가 아니라 아들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그분의 신념이었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요즘 주변에서 한없이 자신의 것을 내주기만 하다가 그 자녀들이 결혼한
 후에도 계속 도와주다가 나중에 쓸모가 없어질 때면 대접은커녕 자식들에게 불편
 한 짐으로 치부되어지는 사례들을 많이 봅니다. (저의 친척들 중에도 그런 분이
 계십니다. -_-) 부모님의 재산은 마치 자신의 것인양 착각하여 무조건 달라고 떼
 를 쓰는 철없는 어른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부모의 헌신적인 지원 아래에서 부족함없이 자라기에 그분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받는 데에 익숙해진 응석받이들은 커서도 자신은 당연히 받기만 해
 야 하는 신분으로 착각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응석받이로 살게 됩니다. 생활력 강
 하고 학구열 높고 자식 사랑 끔찍한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잘못된 희생과 헌신으
 로 아이들은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착각하게 되고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대접받
 으려고만 하고 부족한 상태에 대한 인내심도 없이 허약한 심성을 가지고 한탕주
 의에 솔깃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정말로 자녀를 사랑한다면 이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자신
 의 힘으로 노력하여 얻은 작은 열매가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를 알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곤 합니다. 부모가 금이
 야 옥이야 하며 귀하게 풍요롭게 키운 아이일수록 곁의 친구 생각 안하고 좋은
 것은 무조건 자신이 먼저 얻으려 하고 가정과는 달리 학급이라는 사회 속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신속하게 얻어지지 않아서 늘 사는 것이 불만스러워지는 소
 귀족들의 모습. 늘 툴툴거리기만 하고 남 잘난 꼴을 못 보아서 잘 이르고 어른
 을 알기를 자신의 편한 하인, 아니면 친구쯤으로 아는 아이들. 자신의 능력으로
 해낸 일에 대해서 칭찬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무안 받으면 심통 사나워지는 아이
 들.
 
  어떤 부모는 직접 와서 말합니다. "우리 아이는요, 집에서 이렇게 귀하게 키웠
 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 야단보다는요. 칭찬 많이 해 주세요" 가장 최후 가
 장 불행해지는 것은 그 아이들의 부모가 아닙니다. 가장 큰 희생자는 그렇게 의
 타심만 커다랗게 커져 물욕만 생겨서 부모의 재산가지고 자신의 재산인양 서로
 아귀다툼하다가 형제도 없이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는 그 부모의 자식들입니다.
 
  혹은 풍요로운 영화의 삶에 중독되어서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마음대로 카드
 를 긁어버리고는 뒷감당 못해 인간성을 상실하는 그 자녀들입니다. 자녀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려하지 마십시오. 주더라도 그것은 언제가 그 자녀가 갚아야
 할 스스로의 빚임을 일깨워주고 자신의 힘으로 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한몫 해내
 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알도록 해 주십시오.
 
  부모님의 것은 부모님의 것이고 자신의 것은 자신의 것임을 구별할 때에 그 자
 녀는 자신의 일과 행동에 책임지는 건강함과 굳건한 생활력을 갖게 될 것입니
 다. 그리고 그렇게 키워주신 부모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
 입니다. (하이텔 교사동호회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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