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리장성에 다녀와서........
이 름  한밝은누리 날 짜  2002-08-31 오후 12:25:24 조회수  1353

내용

 상도중학교 2학년 1반
 한 밝은누리
 
 
  삐걱거리는 낡은 2층짜리 침대... 작은방 네 식구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306
 호... 그리고 난 지금 그 삐걱거리는 낡은 침대에 누워 오늘의 일과를 깊이 생
 각해본다.
 
  6:00시 전교생의 규칙적인 기상 시간이다. 그리고 난 그 전교생중 하나이다.
 우리 306호 식구들은 힘들게 일어나서 씻으러 화장실로 이동한다. 치카치카..
 난 열심히 이를 닦으면서 우리 식구중 한 명인 찬양이 언니에게 아침인사 겸 말
 을 건넨다. "언니 오늘 관광 있는 날이지? 오늘 관광지가 어디더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언닌 자신 있는 말투로 대답해줬다. "오늘 만리장성 가
 는 날이야. 나 중국 오면 꼭 만리장성 가고 싶었는데, 오늘 관광이 참 기대된
 다. 그치?" 언니는 만리장성의 모습를 보지 않고서두 왜 이렇게 자신 있는걸
 까? 말 그대로 만리일 텐데... 정말 힘들 것 같은데... 그렇지만 감히 언니 앞
 에서 그런 말을 내뱉을 수는 없었다. 언니는 얼마나 부풀어 있던지. "으응.."
 난 나도 모르게 언니 말에 응해 주었다.
 
  준비를 다 했으니 식당으로 가야한다. 아침밥을 먹기 위해서이다. 사실 한국에
 서부터 여기 음식이 맛 좋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다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을 뿐이지. 그래도 웬만큼은 적응을 했다. 앞으로 21/20일 동안 이
 런 음식을 먹으며 중국인처럼 살아가야 하는데 중국까지 와서 한국인 유세를 부
 린다는 건 왠지 안 되는 일 같았다.
 
  어렵게 어렵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만리장성을 갈 준비를 하기 위해 기숙사로
 갔다. 난 이것저것을 가방에 담기 시작했다. 돈, 썬글라스, 물, 이름표 등
 등... 오늘 만리장성을 가는 것이 아까 찬양이 언니의 말 탓인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좋은 기억으로 남을 듯 싶었다.
 
  "자자, 얘들아 서둘러라~!" 담당 선생님은 허둥지둥 뛰어다니면서 전교 학생들
 에게 알렸다. 우리는 당장에 기숙사 앞으로 질서 있게 모였다. 그리고 각 반마
 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버스에 차례대로 올라탔다. 자리를 맡아 앉고난 후, 학
 생들의 수다는 끊이질 않았다. 특히 맨 뒤쪽에는 고등학생들이 주로 탔는데 오
 빠, 언니들이 재치 있는 말투로 우리들을 즐겁게 해줘서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심심하지 않게 하하호호 웃으며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우린 어느새 만리장성 앞 입구에 도착하였
 다. "와~ 굉장하다" 그럴 만도 했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셀 수 없을 만큼의 계
 단들까지... 정말 둘이 보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굉장했다. 허나... 보
 기엔 저렇게 좋아도 저걸 막상 오를 생각을 하고 나니 한숨만이 앞설 따름이었
 다. 한국 선생님들과 중국 선생님들은 신속하게 움직이며 우리들을 급히 줄을
 세웠다. 난 선생님들 말을 따랐고 아이들 역시 그랬다.
 
 
 
  "자자, 이제 슬슬 출발합시다!" 저쪽 편에서 아이들을 담당하시는 선생님의 목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자, 각반에 줄들은 서서히 움직
 이기 시작했다. 95만원이나 주고온 여행 재밌게 지내다 가자는 마음으로 만리장
 성에 발을 딛고 올라간 지 10분쯤 지났을까? 서서히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몸
 이 추욱~ 늘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결코 내가 평소 운동을 안 해서 게으
 르거나 특별히 몸이 약해서가 아니다. 만리장성을 오른 사람들은 모두다 그 심
 정을 잘 알 것이다. 푹푹 찌는 날씨에, 한도 끝도 없이 쭉 뻗어져 있는 수많은
 계단들... 땀을 뻘뻘 흘리며 그 계단들을 걷는 나. 지금 올라가고 있는 나에겐
 벼라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리고 이걸 목적지까지 다 오른다고 해도 이 똑같
 은 수의 계단들을 내려올 때 또 밟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뇌가 다 뒤틀리는 것
 같았다.
 
  "얘들아 여기 모두 집합해봐~ 단체 사진 찍자~" 금방이라도 탈진할 것 같은 학
 생들은 마치 한 번 죽다 살아난 좀비들처럼 비틀비틀 걸어와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사진 여러 방을 찍고 학생들의 그 가식적인 웃음 뒤에는 죽어가는 꽃마
 냥 시든 표정이 있었다.
 
  우리 단체는 여기서 만리장성의 끝을 장식하며 점심식사를 하러 방향을 돌려
 내려갔다. 예상대로였다. 올라갈 때는 나름대로 씩씩했던 내가 내려 갈 때는 이
 렇게 추한 모습으로 기어서 내려가다니... 정말 가관이었다.
 
  너무너무 어렵사리 만리장성에서 내려와 다른 때와 다름없이 반대로 줄을 서
 서 다시 버스를 탔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점심식사를 맥도날드
 에서 하기로 했다. 이왕이면 중국에 와서 한국에 있는 패스트푸드점보다는 중국
 다운 그런 패스트푸드점을 가고 싶었는데 몸에서 경련이 일어나고 배고픔에 굶
 주린 나에겐 입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뭐든지 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빅맥, 맥
 너겟, 감자튀김, 콜라, 아이스크림 마치 나 하나가 이 패스트푸드점을 사로잡
 고 있는 것 같았다. 목구멍으로 삼킬 때의 그 쾌감! 그 쾌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스릴 있었다.(ㅎㅎㅎ)
 
  그렇게 난 끝내 배를 꽉꽉 채운 뒤 다시 버스를 타러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배
 가 차서 그런가? 난 좌석에 앉자마자 스르르 눈이 감겼다. 비록 옆에서는 시끄
 럽게 떠드는 언니 오빠들이 말썽이었지만 그래도 그때 그 만족감으로 둘러싸인
 나는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다.
 
  "누리야, 일어나 다 왔어~!" 내 짝꿍이 날 찰싹찰싹 때리며 산만하게 깨웠을
 때 이미 기숙사에 도착해 있었다. 모두들 굶주린 맹수처럼 식당을 향해 버스에
 서 우르르 빠져나갔다. 난 그 식당에 있는 음식 맛을 잘 알고있기에 아까의 만
 족감을 깨기 싫어 혼자 기숙사에 남아 아까 버스에서 못다한 잠을 더 청해보았
 다. 난 집에 가는 마지막 날까지 어떤 힘겨운 일이 있어도 오늘처럼만 보낼 것
 을 맹세했다. 오늘처럼만... ... (1편 끝. 2편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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