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배를 키우는 나라
이 름  윤현식 날 짜  2002-08-14 오후 11:50:18 조회수  1332

내용

 ◐ 윤현식의 인권이야기 ◑
 
 폭력배를 키우는 나라
 
 지난 7월 9일 성북구 안암동 재개발 지역에 용역철거반을 사칭하는 3백명의 건
 장 한 어깨들이 등장했다. 쇠파이프와 몽둥이는 물론이려니와 낫과 화염병까지
 들고 나타난 이들에게 불과 10여명 안팎의 지역주민은 무참한 폭력에 피를 흘려
 야 했 다. 돌에 머리를 찍히는가 하면 낫에 발등을 찍히고 몸에 화염병을 직접
 맞아 큰 화상을 입는 등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폭행을 당했다. 그런데 이들을
 실어나른 것은 경찰봉고차와 호송버스였다. 또한 이 폭력배들의 무차별적인 폭행
 이 이뤄지 고 있는 동안 경찰은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해줬으며, 폭력배들에게는
 아무런 조치 도 취하지 않고 오히려 부상당한 주민들을 유치장으로 압송했다.
 
 7월 13일 가리봉동의 천지태광 공장에는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용역깡패들이 들
 이 닥쳤다. 놀랍게도 천지태광에 진입한 용역깡패들 중의 일부는 7월 9일 안암동
 에 들이닥쳤던 철거용역깡패들이었다. 이들은 농성중인 노조원들을 집단구타하
 고 공 장 밖으로 쫓아내는 등 폭행을 자행하였다. 그러던 중 7월 15일에는 전경
 들이 들 이닥쳤는데 엉뚱하게도 용역깡패들과 합세하여 농성중이던 노조원들과
 대치하는 한편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는 행위를 하였다.
 
 7월 18일 새벽 대전 용두동 재개발 지역은 안암동 사태의 완벽한 재탕이었다.
 해 도 뜨기 전부터 진입을 시도한 철거용역들은 거의 광분의 상태에서 주민들을
 폭행 하였다. 노인들을 무릎 꿇리고 걷어차는가 하면 침탈을 막기 위해 들어갔
 던 학생 들을 집단 구타하고 보기에도 흉측한 무기들을 휘둘러댔다. 이 용역깡패
 들이 사람 이 아직 살고 있는 집마저 포크레인으로 밀어붙이고 해머로 두들겨 부
 수는 와중에 2개 중대나 되는 경찰들은 외부의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기자들의
 취재까지도 방 해하는 작태를 보였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는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
 다 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 위로 인해 인명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
 가 있 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런
 데 위의 사례들에서 경찰들이 임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은 깡패들의 행위가 주민
 ·노동자들 에게 신체의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했 기 때문일까? 아니면 연약한 경찰들이 건장한 폭력배들에게 폭행
 이라도 당할까봐 무서워서 피한 것일까?
 
 2002년 7월 한달동안 전국 방방곡곡에서 힘없고 가난해 어디 한군데 하소연할
 곳 도 마땅치 않은 이 땅의 민중들이 자본에게 매수된 깡패들에게 속절없이 얻어
 맞아 야 했다. 깡패들이야 원래 속성이 그렇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
 겠지만 시민의 안전과 치안을 유지해야할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깡패들의 바람
 막이 역 할을 어김없이 수행했다는 사실은 우리를 허탈하게 한다. 가난한 사람들
 에겐 인권 도 없는 모양이다.
 
 (윤현식, 지문날인반대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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