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치카 불을 보며...
이 름  한효석 날 짜  2001-12-06 오전 11:58:10 조회수  1667

내용

 페치카.... 원래 이 벽난로가 러시아 문화라고 하더군요... 그러므로 "뻬찌카"라
 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리겠지요...
 
 장작 난로를 들여 놓고,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 우
 리 도시인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게 알고보니 아주 고달픈 낭만이지요... 나무를 해서 불 때는 일이 보
 통 일이 아니군요... 오죽하면 애엄마는 뻬찌카를 보고 "나무 잡아 먹는 구신"이
 라고 하겠어요... 하루에 잘 때기로 하면 한 리어카는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제 하루 일과는 장작 패는 일로 시작됩니다. 옛날 머슴은 도끼로 장작을 팼지
 만, 저는 전기톱으로 나무를 썹니다... 난로에 들어가기 좋게, 길이가 한 40센티
 미터쯤 되게 썹니다... 한 시간쯤 일하고 이 정도면 되었다 싶어서 뒤돌아 보
 면 많지도 않습니다. 꼭 한 리어카 분량입니다...
 
 그래도 왕년에는 제가 고급 인력이었잖습니까? 글 쓰던 손에 때가 끼고 군살이
 박히고.... 완전히 머슴 손이 되었지요.... 그래도 오는 분들마다 타오르는 불
 을 처다보며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는 모습을 옆에서 보노라면 제 마음이 다 편
 안해집니다...
 
 옛날 제가 호주에 갔을 때, 머무르던 집에 벽난로가 있었고 수천 평 잔디밭이 아
 주 환상적으로 깔려 있었지요... "이런 데서 사셔서 좋겠네요."하고 물었을 때,
 그 주인이 아무 말씀 안 하시던 까닭을... 이제...조금... 이해할 것 같습니
 다...
 
 가끔 놀러 오는 분들은 좋지요. 그러나 그곳에 사는 사람은 그 넓은 집을 등에
 지고(?) 사느라고 무척 힘들었을 겁니다.. 이게 다 다 행복에 겨워 하는 소리이
 긴 합니다만......
 
 
                  ------------------------------------------
                        All Contents Copyright(c) Since 2000.3 자유로운 세상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