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름 | 한효석 | 날 짜 | 2000-11-11 오후 12:18:35 | 조회수 | 1968 |
내용 |
고교 국어 (상) 권에 춘향전이 있어요... 옛말로 되어 있어서 가르치기도 쉽지 않고, 배우기도 쉽지 않지요.. 학생들이 옛말투만 나오면 고개를 흔드니까요... 인문고는 어쩔 수 없다 쳐도, 실업고에서는 춘향전에서 뭘 말하려고 하는지를 가 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춘향전을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주어야 하는데....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교과서 소설 대신 임권택 감독이 만든 영화 춘향뎐을 보 았습니다... 이 영화는 판소리 춘향가를 비교적 충실하게 영상에 담았습니다. 상 영 시간만 120분이고 거의 판소리로 진행되어, 고교생 아이들(대부분 여자)이 집 중할지 의심스러웠는데, 다행히 잘 보더라구요.... 3교시 동안 보았어요... ^^; (* 12세 이상 볼 수 있으니, 중학생이 보아도 괜찮을 겁니다... 이도령-성춘향 첫날밤 장면에서 벌거벗은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요즈음 아이들이 그 정도는 안 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0^) 그리고 다음 시간에 모둠별로 모여 과제를 풀라고 하였습니다. 그 과제물로 수 행 평가 점수 10점을 주었습니다... 아래에 있는 것은 과제와 과제에 대한 답변 입니다. 잘 쓴 것도 많고, 못 쓴 것도 있습니다. (물론 안 낸 모둠도 있지요... ㅠ.ㅠ) 그 중에서 중간 수준쯤 되는 답안지를 올립니다. 잘 쓴 모둠에서는 "춘향전이 연애하는 소설, 절개를 지키는 소설쯤으로 알았는 데, 춘향이가 그 시대를 거부하고 열심히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춘향이가 다소 곳한 여자가 아니고, 억척스러웠다. 지금 태어나도 강인한 여성으로 성공하였을 것이다.. 춘향이를 제대로 알게 되어 좋았다.. " 따위로 대답하더군요.. -------------------------- 모둠 수행 평가 문제 ( ) 학년 ( )반 모둠 이름 ( ) ※ 문제 영화 "춘향뎐"을 보면 이몽룡이 주인공이 아니고 성춘향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도령이 주어진 운명대로 살았다면, 성춘향은 자기 운명을 악착같 이 개척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성춘향이 어떤 점에서 그 시대 다른 여자들과 달랐는지 세 가지만 찾아 자세히 설명하시오. --- 학생들 답(예시) --- ① 처음부터 성춘향과 이몽룡의 만남은 시대상에 맞지 않는다. 그 시대에 권력 을 쥐고 있는 양반 자제 이몽룡과 기생의 딸 춘향이는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고 있다. 양반은 양반끼리, 또 상민은 상민끼리 그 계열이 분명하게 나뉘어져 있던 그 시대에 춘향뎐 속의 사랑은 그 시절 불가능하지 않았나 싶고, 그런 것 을 완성시킨 춘향는 이 점만 해도 평범하지 않은 듯 싶다. ② 성춘향과 이몽룡은 백년해로를 맺었다 하지만 만인 앞에 떳떳하지는 못했던 사이이다. 그래서 이몽룡 일가가 한양으로 떠날 때 춘향이는 함께 가지 못한다. 이몽룡이 춘향에게 한양으로 떠나야 한다는 소리를 했을 때, 아마도 그 시대의 다른 평범한 여인이었다면 남자를 떠나보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홀 로 슬픈 마음을 달랬을 것이다. 그러나 춘향이는 다른 여인과는 달리 이몽룡 앞 에서 자신의 치마를 벗어 던지고 말을 타고 집을 나서는 이몽룡 다리를 잡으며 이몽룡을 보내지 않으려 했다. 춘향이는 다른 여인과는 그 행동과 생각이 많이 달랐다. 그리고 자신 앞에 놓 인 현실을 다 수용하지 않고 거부할 줄도 알았다. 그 시대 보통 여인과는 달리 자신의 의사를 강한 부정으로 표현할 줄 아는 여성이었다. ③ 춘향이가 변사또의 수청을 거부하는 장면을 보면 또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 다. 춘향이가 살고 있는 시대는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심하고 그 권위가 높으며, 힘있는 양반들이 지배하고 있는 시기이다. 마찬가지로 변사또도 그 시대의 대표 적인 부와 권리를 지닌 자이다. 만약 다른 기생들이나 여성이었다면 그 권세를 누리고 싶어서라도 수청을 승낙했을 것이다. 하지만 춘향이는 그 부를 포기하고 끝까지 이몽룡에 대한 지조와 절개를 지켰으 며, 변사또의 끊임없는 수청 명령에도 불구하고 기생의 딸이었지만 바른 말로 변 사또의 행동을 꾸짖었다. 죽음 앞에도 열녀의 표상을 보이는 것이 옛 여인들과 비슷한 점이 있는 듯 하지 만 반면에는 그 시절 여성들이 가질 수 없는 소신과 당당함을 지니고 있다. 춘향 이는 자신의 눈앞에 놓인 현실을 개척할 줄 알았고, 그 어떤 고난 속에서 자신만 의 의지를 꺽지 않는 점을 지니고 있었으며,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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