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 시쓰기 - 문장에서 시작하기
이 름  김진호 날 짜  2000-07-10 오후 5:15:30 조회수  2118

내용

 김진호 선생님(부천실고)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시 쓰는 수업을 했다. 모두들 적극적으로 시 쓰
 기 수업에 달려들 태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질
 문에는 멍한 자세로 돌변하여 어느 누구도 강하게 달려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문장을 이용한 시 쓰기다. 아이들은 의아해했지만 두 명
 이 한 조를 이루어서 먼저 '지금 내게 가장 힘든 것'하면 생각나는 것을 단어나
 문장으로 다섯 가지씩 써보라고 했다.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인지 모든 학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 자신에게 가장
 힘든 것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다섯 문장씩을 만들어 짝과 교환하고 열 개
 의 문장을 각자 가지고 그 열 문장을 이용해서 시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무턱대
 고 '지금 내게 가장 힘든 것'이라는 주제로 시를 쓰라고 했으면 자신 있게 시를
 쓴 학생은 얼마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방법을 이용하니까 힘든 직장 생활에 피곤해 하며 수업 시간이면 졸
 기만 하던 아이들도 짝과 함께 시를 만들기에 분주한 시간이 되었다. 다른 시간
 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모든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가하였다. 물론
 이 시가 기말고사 점수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를 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한 조도 시를 제출하지 않은 조는 없었고, 평소에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던 아
 이들도 모두 시를 제출하며 즐거워했다. 물론 주제가 약간은 무거운 주제였기에
 시는 너무 힘들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 것이 조금은 마음
 이 아프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혼자가 아닌 함께 시를 쓸 수 있었다는
 생각에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힘든 일
 1학년 2반 이호석·박경민 합작
 
 ▶일 나가려고 아침에 일어날 때
 ▷일 나가서 하루 종일 짐만 나를 때
 ▶일 다녀와서 수업 받을 때
 ▷힘들어서 양호실 가겠다고 하는데 좀 참아 보라고 할때
 ▶참고 수업 받다가 졸다가 샘(선생님)한테 욕먹을 때
 
 눈을 뜨니 또 일 나갈 시간..
 일 나가기 싫고 잠만 자고 싶지만
 할 수 없이 눈 비비며 일어나서 씻고 회사에 갔다
 회사에 갔더니 안 그래도 졸리고 힘든데 짐만 나른다
 속으로 지랄하면서 일 마치고...
 이젠 역시 수업 받으러 가야한다...
 땡땡이 치고 싶지만 선생님의 보복이 두려워 참는다
 너무 힘들어 선생님께 양호실 가고 싶다고 하면 역시...
 "좀 참아 보그라 이?" 라고 하신다
 수업 받다가 졸면 욕 먹고...
 도대체 어쩌란 말인지...
 내일도...모레도...위와 똑같은 생활을 해야한다.
 뒤지겠다!!
 
  두 번째 시간에는 주제를 '어머니'로 주었더니 짝이 자기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어떻게 이 문장들을 하나로 만들 수 있냐며 따지는 아이들이 있
 을 정도로 아이들의 참여는 대단히 높았다.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다른 문
 장들을 하나의 시로 만들려 쩔쩔매는 아이들이 오늘은 정말이지 아름답고 이뻐
 보였다.
 
 엄마
 1학년 2반 이재연
 
 난 엄마가 없다.
 하지만 새 엄마가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새엄마에게 많이도 맞았다.
 그래서인지 여잘 믿지도
 잘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엄마 있는 애들이 부럽기도 하다.
 잘못하면 엄하게 혼내시고,
 해 줄 땐 한없이 잘해주시고,
 자기 자식 땜에 힘들게 고생하시지만
 언제나 마음씨 넓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계시던 엄마
 엄마란 존재가 싫기도 하고 지금은 보고 싶다
 엄마!!!
 
 
 어머님 당신의 품에
 1학년 1반 양성연
 
 어머님이 뵙고 싶지만
 어머니 기억하실까요.
 
 버리고 떠나가셨지만
 안 아프셨으면 좋겠군요.
 
 전 당신의 모정을 잊지 못해
 한번만 어머니께 용돈을 드렸으면 합니다.
 
 언제일지 모를 그 언제 다시
 당신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어머니
 1학년 1반 이준범
 
 우리 엄마가 싫다.
 좋은 엄마와 같이 사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메어오고 눈물이 흐른다.
 엄마 얼굴, 손과 발이 생각이 안 난다.
 나의 아내는 틀림없이 좋은 엄마가 될 것이다.
 집안 일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자식을 위해
 웃어주고 보살펴 주는 엄마가....
 
 그런데 지금의 난
 싫은 엄마 보단 딱 한번이라도
 아빠의 모습을 보고 싶다.
 딱한 번이라도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뵈러 가고 싶다.
 
 
 어머니
 1학년 2반 김권재
 
 세상에서 가장 강하신 어머니
 부드러우시면서도 강하신 우리 어머니
 험한 풍파 속을 헤쳐 가며 살아온 흔적
 세상 누구보다 나를 생각해주시는 어머니
 주름살 하나 하나의 삶의 역경이 느껴진다
 
 나를 위해 힘쓰시는 어머니
 얼굴한번 보고픈 우리 어머니
 
 마음이 365일 아프신 어머니
 병 주고 약주는 우리 어머니
 거친 손에서 따뜻한 숨결이 느껴진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
 내가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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