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름  한효석 날 짜  2000-06-24 오후 2:41:37 조회수  1908

내용

 (문제)
  우리 일상 생활에서 운명과 관련된 구체적 사례를 들어, 우리가 운명을 어떻게
 대해야 바람직한지를 논하라
 
 1. 학생 글 ①
  (1)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운명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2) 운명에 순
 응하고 살아가야할 것인가,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인가. (3) ⓐ필자는 운명은 자기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운명에 순응할 것이 아니라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우리의 삶은 그야말로 선택의 연속이다. (5) 세세한 것까지도 모두 ⓑ내 선
 택에 의한 것이다. (6) 심지어 점심에 밥을 먹을지 말지도 우리의 선택인 것이
 다. (7) 운명은 거대하고도 광범위한 선택 버튼을 갖추고 있는 기계이다. (8) 우
 리는 우리 능력 범위에서 선택 버튼을 누르며 ⓒ자기 선택에 의해 삶을 살아가
 는 것이다.
 
  (9) 우리의 삶이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그래서 성공이라는 것이 운명에 정해
 져 있지 않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성취할 수 없는 것이면 ⓓ얼마나 허무한가.
 (10) 만일 그렇다면 우리에겐 이 세상의 난관을 헤쳐 나가고 견뎌 나갈 일말의
 희망도 없는 것이다.
 
  (11)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큰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점집을 찾는 이들이 있
 다. (12) 그들은 운명 혹은 숙명의 가치와 자기 선택의 가치를 바꿔 생각하고 있
 는 것이다. (13) 점쟁이가 말해주는 자신의 '운명'을 듣고서 선택을 하려 한다.
 (14) 그들은 운명이란 ⓔ우리의 선택에 수반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15) 만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외 수많은 독립운동가들
 도 ⓕ그들의 독립운동을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즉 자신이 독립
 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선택을 했다면 운명은 바뀌었을 것이다. (16) 친일 행각
 을 벌여, 잔혹한 옥고를 치르는 대신 위세를 떨치며 ⓖ살았을지도 모르는 일 아
 닌가. (17) 이렇게 그들은 독립 운동과 친일 행각이라는 두 운명의 갈림길에서
 독립 운동이라는 선택을 했고, 독립 운동 하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였으므로 그
 들 앞엔 그 선택에 합당한 운명이 펼쳐진 것이다. (18) 이런 예를 들어 필자는
 감히 운명은 선택에 의해 좌우된다는 단정을 짓는다. (19) 그렇다면 운명에 대
 한, 숙명에 대한 우리의 바람직한 태도는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20) 첫째, 자신의 운명 선택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자신을 바르게 가꾸어 나
 가야 한다. (21) 모두에게 ⓘ많은 기회 좋은 기회가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22) 앞에서 말했듯이 선택은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운
 명도 결정되는 것이다. (23) 그러므로 우리는 꾸준히 노력해서 자기 발전의 토
 대, 즉 운명 개척의 토대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24) 둘째로는 자신감이다. (25) 하면 된다는 그런 일념으로 사물을 대하고 자
 기 운명을 개척하고 숙명을 받아들인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꼭 해낼 수 있을
 것이다. (26) 그냥 이게 내 운명인가 보다 하고 순응하며 사는 것보다는 자기가
 원치 않던 일이 닥쳤을 때엔, 이것은 내가 받아들일 숙명이 아니다 여겨질 때엔
 과감히 자신의 뜻대로 선택을 다시 해 밀고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한 것이
 다.
 
  (27)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운명에 대해 한 번쯤 생각 안 해볼 수는 없다.
 (28) 자신의 운명에 궁금증을 가져 보지 않을 수는 없다. (29) 살면서 한 번쯤
 은 자기 손금을 보면서 이 명예선이 조금더 쭉쭉 뻗어 나간다면 내 삶이 달라질
 지 모르는데 하는 아쉬움을 가져볼 수 도 있다. (30) 그러나 명예선이 곧게 뻗
 지 않았다고 지능선이 길지 않다고 실망하지 말자. (31) 손톱으로 새로운 선을
 우리 손에 새겨 넣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배짱있게 살자. (32) 운
 명은 자기의 것이므로 자기가 선택하는 것이고 선택한 이상 잘됐든 잘못 됐든 자
 신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야 한다. (33) 우리는 운명 따위에 얽매이지 말
 고 현명한 선택으로 원치 않았던 일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사는 일이 없도록 자
 신의 최종 목표를 향해 정진해야 한다.
 
 1) 구조 분석
  이 글은 모두 여덟 단락이다. 형식적으로 (1)에서 (3)문장까지가 서론이고, (4)
 에서 (26)까지가 본론이며, (27)에서 끝 문장까지를 결론으로 잡았다. 그리고 본
 론을 다시 여섯 단락으로 나누어 놓았다. 이 글은 형식적으로 서-본-결을 제대
 로 구분하지 않아서, 주제는 분명하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근거를 효율적으로 정
 리하지 못해, 생각나는 대로 '말이 나온 김에' 식으로 장황하게 서술한 글이
 다.
  서론에서 (1)∼(2)문장은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라서 서론다운 문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3)번 문장은 서론 문장이 아니다. '노력에 의해 변할 수 있기
 때문에'는 본론에 담을 내용이며, '개척해야 한다'는 결론에 담을 내용이다.
 
  본론 1은 (4)에서 (8)까지인데, 사람이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사람은 어떤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를 근거로
 삼고 있다. 본론의 흐름을 제대로 잡았다.
  본론 2는 (9)에서 (10)까지인데 사람들에게 운명적으로 삶이 예정되어 있다
 면 '사람들이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에게 희망이 없을 것이다)'를 근거로
 삼고 있다. 이 부분도 본론의 흐름에 맞추어 제대로 설정한 단락이다. 그러나 노
 력하지 않고 성공한 경우가 없었던 경우를 좀더 자세히 뒷받침하여야 했다.
 
  본론 3으로 설정한 (11)에서 (14)는 내용으로 따지면 서론으로 보내야 한다. 문
 제를 제기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14)문장은 본론 1에 있는 것과 겹치므로 빼
 야 한다.
  본론 4는 (15)에서 (19)인데 내용으로는 본론 1에서 언급한 '선택'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례를 거론한 것이므로 한두 문장으로 줄여서 본론1에 덧붙여야 할 글
 이다. (19)는 다음 단락 첫머리에 놓아야 할 문장이다.
 
  본론 5는 (20)에서 (23)인데, 바람직한 태도 1로 설정한 단락이다. (20)번 문장
 이 중심생각이므로 '자신을 바르게 가꾸어 나가면' 왜 선택 범위가 넓어지는지
 를 언급해야 한다. (21)에서 그렇게 나가려고 하다가 뒷심이 모자라 더 이상 언
 급하지 못했다. (22)에서 '앞에서 말했다'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본론 6은 (24)에서 (26)까지인데, 이 부분도 (24)가 중심생각이므로 왜 자신감
 이 있어야 하는지를 그 뒤 문장에서 자세히 뒷받침해야 한다. 그런데도 제대로
 언급하지 못한 채, 자신감을 가지고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며 어떤 일을 꼭 해내
 라고 '격려'하고 있을 뿐이다.
 
  결론은 (27)부터인데 이 부분은 논술글의 결론이 아니다. 갑자기 자기 글 '분위
 기'에 빠져 운명을 한탄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도덕적인 글이 되었다. 이렇
 게 된 것은 (3)에 결론을 드러냈으면서도, 왜 개척해야 하는지, 개척하려는 노력
 이 인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본론에서 충분히 언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 문장 분석
 ⓐ → 원고지 열 장 안팎에 글을 쓰며 자신을 '필자'라고 일컫지 않는다. 이 문
 장 끝에 있는 서술어 '∼고 생각한다'를 빼고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필자
 는 ∼고 생각한다'라는 말이 없어도 이 문장 전체가 당연히 글쓴이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 → 영어식 피동문. '내가 선택할 수 있다.'로.
 ⓒ → 영어식 피동문. '자기가 선택하여 살아가는 것이다.'로.
 ⓓ → 평서문으로 바꾸어. '아주 허망할 것이다.'로.
 ⓔ → 쉽게 풀어서.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로.
 ⓕ → 군더더기. 장황함. 뺄 것.
 ⓖ → '살았을 것이다.' 또는 '살았을지도 모른다'로 바꾸어.
 (18) → '필자'라는 말과 서술어 '∼는 단정을 짓는다'를 뺄 것. '따라서 운명
 은 선택에 달려 있다.'
 로 바꾸자.
 ⓗ → '어떤 것일까?' 정도로 가볍게.
 ⓘ → 영어식 관형절. '좋은 기회가 수없이(많이) 주어지는 것은'으로.
 (24) → 어떤 것이 주어인지? 주어를 '사람'으로 잡아 '둘째, 자신감을 지녀야
 한다.'로 바꾸자.
 (26) → 문장이 너무 길다. 두세 문장으로 끊을 것. 앞에 있는 (15), (17)도 더
 짧게 끊어 보자.
 (32) → 용어의 혼란. 어떤 때는 숙명을 거부하라더니 여기서는 받아들이라고 권
 하고 있다.
 
 3) 총평
  이 학생은 원고지 8∼9장 분량에 단락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면서도 단락을 효율
 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단락이 여덟 개나 있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이런 내
 용이라면 성격이 비슷한 글을 모아서 서론 '문제 제기' 한 단락, 본론에 '구체
 적 사례' 두 단락, 결론에 '바람직한 자세' 두 단락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이 학생은 쓸거리를 충분히 지니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정리하여야 가
 장 효과적으로 자기 견해를 드러내는지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내용
 이 장황하고, 논술 기본기가 허약한 편이니, 단락의 구성 원리인 중심생각과 뒷
 받침하기 연습, 글의 흐름을 익히는 개요짜기 연습에 좀더 매달려야 하겠다.
  다행히 문장력이 있어 문장 훈련에는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영어식 피동문을 쓰지 않아야겠으며, 문장을 짧게 써야겠다.
 
 
 2. 학생 글 ②
  (1) 마르케스가 쓴 '백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책이 있다. (2) 이 책에서 부엔디
 아 집안 사람들은 숙명적 고독감 때문에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된다. (3) 이 집안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살아가면서 여러 비극적인 일을 겪게 된다. (4)
 그때 일이 되어 가는 상황을 운명에 맡기려는 사람도 있다. (5) 그러나 부엔디
 아 집안의 고독, ⓐ우리들의 비극적인 사건이 ⓐ우리가 정말 해결할 수 없는 문
 제인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6) 한국의 역사와 정치를 말할 때 운명론자들은 한국인의 본성을 이야기한다.
 (7) 즉, 한국인의 핏속에는 편을 나누어 싸우기를 좋아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조선시대에 붕당 정치, 현대에 지역 감정 ⓑ등이 나타나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다
 는 것이다. (8) 그리고 이런 상황은 미래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 한다.
  (9) 그러나 이런 운명론은 한계가 있는데, 첫째는 우리가 어떤 일을 실패했을
 때 '어쩔 수 없었다.'하는 식의 ⓒ자기 합리화로만 치닫는 결과를 얻는다는 것이
 다. (10) 붕당 정치의 경우도 그 역사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1) 그
 중 한 가지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예송 분쟁의 경우를 보자. (12) 좁은 국토에
 서 유교 이념으로 사람들 간에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교 사상의 철저한
 이론적 정립과 실천을 필요로 한다. (13) 그 과정에서 몇몇의 사사로운 이익이
 개입되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간 것이지 민족의 본성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이 아니다. (14) 둘째는 운명론이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매순간 선택하며 살아가
 는 우리의 모습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15) 나아가 고민, 선택은 현 상태
 에서 더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운명론은 인간의 노력과 자유 의지를
 ⓔ무시한다는 것이 된다.
  (16) 오스모가 운명대로 죽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 스스로가 운명의 굴레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17) 우리 주위에서 점쟁이들의 말이 실현되기도 하
 는 것 또한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18) 당사자는 그 말에 ⓖ도취되어 의식
 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결국 실현될 방향으로 나아간다. (19) 이때 신비주의
 에 빠져 판단을 잃어버리면 운명을 신봉하게 된다. (20) 오스모의 난투극은 스스
 로 선택한 결과일 뿐이다.
 
  (21)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사회에서 산다면 운명을 믿는 태도가 어느 정
 도 바람직한 것이 될지 모른다. (22) 가령 봉건 신분제 사회에서는 신분을 가지
 고 태어나는 처지를 바꾸기는 매우 힘이 들므로 거기에 만족할 방법을 찾는 게
 더욱 현명하다. (23) 하지만 지금은 급변하는 세상, ⓗ주인공이 모든 개인이 되
 어야 하는 세상이다. (24)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는데도 운명론을 가장하여
 잘못된 것마저 받아들일 수는 없다.
 
  (25)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일의 원인을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26) 처음에
 말했던 부엔디아 집안의 비극도 원인이 있다. (27)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 세
 상에서 진정한 사랑이라는 방법이 있는데도 그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된
 행동-극단적으로 근친 상간-을 했다는 것이다. (28)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자
 신의 삶을 개척하여 가치 있게 살아가려는 적극적인 태도인 것이다.
 
 1) 구조 분석
  이 글은 모두 여섯 단락이다. 서론은 (1)에서 (5)까지이며, 본론은 (6)에서
 (20)까지이다. 결론은 (21)부터 끝까지이다. 본론을 다시 세 단락으로 나누었
 다. 이 글은 논술글의 기본 형식에 맞추어 글의 흐름을 잡았으나, 주제와 근거
 를 분명히 드러내지 못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가, 내용에 깊이를 주지
 못했다. 즉 수박 겉만 핥다가 막연하게 마무리한 글이다.
 
  서론에서 '백년 동안의 고독'을 거론하여 운명에 대한 분위기를 띄우려고 한 시
 도가 좋았다. 이 글 결론에서 다시 부엔디아 집안 사람을 거론하며 그 집안 사람
 이 운명을 어떤 식으로 선택하였으면 어떠했으리라고 전망하여 덧붙였으면 아주
 좋았을 것이다. 서론(문제 제기)과 결론(대책)을 맞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본론 1은 (6)에서 (8)까지인데, 이렇게 따로 단락으로 설정한 이유를 알 수 없
 다. 내용으로는 서론에 들어갈 글이다. 한국 역사를 운명론자들이 '이렇게 보는
 데....' 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본론 2는 (9)에서 (15)까지이다. '운명론'이 지니고 있는 한계를 언급한 단락인
 데, 글의 흐름을 제대로 잡은 것이다. 운명론에 이런 약점이 있으므로, 운명론
 을 받아들이지 말자고 결론에서 주장할 수 있도록 근거를 대는 것이기 때문이
 다. 그러나 첫째는 다섯 문장이며, 둘째는 두 문장으로써 단락 안에서 원고량을
 비슷하게 안배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9)에서 운명론은 어떤 일에 실패하였을 때 자신을 합리화하기 쉽다고
 주장하였으면, 언제 그랬는지 어떻게 그랬는지 그 사실을 좀더 구체적으로 뒷받
 침해야 한다. 그러나 (9)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10)∼(13)으로 덧붙여 서술하
 고 있을 뿐이다.
 
  본론 3은 (16)에서 (20)까지이다. 오스모 이야기를 분석하여 본론 2에 덧붙이
 고 '운명론의 한계'를 좀더 비판하려고 하였다. 그렇다면 오스모가 운명을 믿고
 어떻게 행동하여 어떤 식으로 불행에 빠졌는가를 거론하여 '운명론이 이러저러해
 서 나쁘다.'고 비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런데도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오스모에서만 계속 맴돌고 있었다.
 
  결론은 (21)부터인데, 본론에서 운명론에 대해 본격적으로 비판하지 못해서인
 지, (21)∼(22)에서는 적당히 타협하고 있다. (24)만 결론인데, 본론에서 주장
 한 내용이 미진하니까 (25)에서부터 (27)까지 본론에 다루어야 할 내용을 다시
 거론하고 있다.
 
 2) 문장 분석
 (1) → 'There is ∼'로 시작되는 영어식 문장. (2)번 문장과 합하여 '마르케스
 가 쓴 [백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책에서'로 간단히.
 ⓐ → 객관성을 확보하려면 '많은 사람들이'로 바꾸어야 한다.
 (6) → '운명론자들'과 '한국인의 본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 뒤를 읽어도
 이런 예를 든 까닭이 드러나지 않는다.
 ⓑ → 영어식 물주 구문. '등으로 드러나면서'로.
 ⓒ → 극단적인 것을 좀 자제하여. '자기 합리화에 빠지기 쉽다는'으로.
 ⓓ → 영어식 문장. '유교 사상을 철저히 이론적으로 정립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
 다.'로.
 ⓔ → 문장이 꼬였다. '무시하고 있다.'로.
 ⓕ → 주어에 조사를 붙여서. '그가 스스로'
 ⓖ → 단어를 좀 약하게 바꾸어. '믿고'
 ⓗ → 주어와 보어가 바뀜. '모든 개인이 주인공이 되는'
 (23)∼(25) → 문장이 서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세
 상을 이야기하다가, 잘못된 것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하다가, 원인을 분석하자
 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문장들을 서로 연결해 줄 내용(문장)을 너무 지나치게
 생략했기 때문이다.
 ⓘ → 줄표는 우리말식 표현 방법이 아니다. '근친 상간 같은 극단적으로 고립
 된 행동을'처럼 표현해야 한다.
 
 3) 총평
  이 학생은 문장 간 비약이 심하다. 예를 들어 서론에서 보면 소설을 들먹이다
 가 갑자기 '우리도 복잡하다'는 식으로 연결한다. 머릿속에 이것저것 떠오르는
 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문제를 어떻게 소화하여 어떤 식
 으로 정리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 채 글을 썼거나, 문장력이 떨어져 독자에게
 자상하게 일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논술글은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글이므로, 문장 연결이 안 되어 논리를 놓쳐 독
 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독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과 같다. 따라서 이 학생
 은 한 단락에 중심생각 하나만 담아 어떻게 해야 그 한 문장을 제대로 상대방에
 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좀더 연구해야겠다.
  이 학생도 단락의 구성 원리를 익히고 개요 짜기 연습을 좀더 충분히 해야겠
 다. 문장력이 있어, 문장 공부에는 그리 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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