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눈이 오면, 시장님은 어디에?
이 름  한효석 날 짜  2010-11-22 오후 10:05:29 조회수  509

내용

 큰 눈이 오면, 시장님은 어디에?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후임 대통령은 새 전용기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노무
 현 정부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새로 사려고 할 때 ‘서민이 어려운데.’하며 야
 당이 반대하자 정부가 포기하였기 때문이지요. 살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살
 수 있었던 것을 못하였습니다.
 
  지난 번 페루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멀쩡한 대통령 전용기를 두고 비
 용을 아끼려고 일반 항공사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하였답니다. 그렇게 비용을 아
 끼면 서민을 위해 학교나 병원을 하나 더 지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일부에서는 페루 대통령을 서민 대통령이라며 칭찬합니다.
 
  부럽습니다. 페루 대통령은 설령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말고 일을 할 사람이
 있다고 보는 것 같군요.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이 테러를 걱정하지 않고 일반 비
 행기를 타도 될 만큼 페루가 안정된 나라인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 또는 다른 나라 사람이 자기네 대통령에게 페루 대통
 령을 따라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대통령 몫이 있으니
 까, 전용기를 타고 비용이 들더라도 제 값을 해주면 된다고 보는 것이지요.
 즉, 사람들은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시장은 시장으로서 크게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니 요즘 사람들은 현명하게도 다른 대통령이 정상적인 것이고, 페루 대통
 령을 별난 대통령으로 보는 셈입니다. 과거에는 연말이면 대통령이 국군 장병에
 게, 시내버스 기사에게 ‘각하 하사품’을 주던 시절이 있었지요. 대통령의 손
 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사람들은 대통령을
 임금처럼 대한 겁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사회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질수록 제도를 정비하여 담당 공
 무원이 때가 되면 알아서 처리하게 합니다. 이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
 각하’가 챙기지 않아도 되지요. 미국 같이 큰 나라에서 대통령이 가족들과 넉
 넉히 휴가를 즐기는 것도 제도를 정비하여 대통령이 시시콜콜 참견할 필요가 없
 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쟁터의 최전선에 장군이 총을 들고 앞장서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군
 은 전투병이 제대로 싸울 수 있게 지휘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큰 눈이 와서 도
 시 기능이 마비되었을 때 시장이 자리에 없으면 언론은 사정없이 물고 늘어집니
 다. 큰 눈이 오면 담당자가 재난 대처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될 일입니다. 시장
 이 현장에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요.
 
  최근까지도 공직자의 해외 나들이를 두고 ‘지금 서민이 어려운데.’하며 곱
 지 않게 봅니다. 나갈 수 없는 것을 나갔으면 벌을 받아야 합니다. 나갈 수 있
 는 것을 나갔으면 제대로 나갔다 왔는지를 확인하면 되지요. 나갈 필요가 없으
 면 제도를 고쳐 못 나가게 하면 됩니다. 제도를 손보지 않고 무조건 못 나가게
 할 일은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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