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과 비각
이 름  우리말123 날 짜  2007-02-13 오전 12:27:17 조회수  1437

내용

 안녕하세요.
 
 
 토요일이라 좀 늦게 나왔습니다.
 
 
 오늘도 어제 받은 편지를 하나 소개할게요.
 저는 하루에 백여 통의 편지를 받는데,
 그 가운데는 제가 가끔 우리말편지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저의 잘못을 꼬집어 주시는 것도 있지만,
 오늘 소개해 드리는 편지처럼 조금 거시기한 것도 있습니다.
 
 
 제목 : 참나~~
 
 
 맞춤법이 틀려서 사람구실을 못했나?
 맞춤법이 틀려서 의사소통을 못했나?
 맞춤법이 틀려서 죽을죄를 지었나?
 맞춤법이 틀려서 인격이 모자랐나?
 맞춤법이 틀려서 애를 못 키웠나?
 맞춤법이 틀려서 남에게 피해를 줬나?
 맞춤법이 틀려서 학업을 못 이루었나?
 자기엄마 맞춤법 틀린건 감격스럽고 용서가 되고
 남이 틀리면 분수에 걸맞지 않게 우습게 여기고,,,
 이보슈~~
 자장면을 짜장면이라고 쓰고 발음한다 해서
 진정 그 사람이 당신같은 사람한테 욕을 먹어야 하는것이오?
 그 억지스러운 비하 좀 이젠 그만두시는게 어떻소?
 글쎄,,,
 매번 느끼지만 맞춤법이야 낸들 모르겠지만
 인격이 그다지 본받을 만한 사람은 못되 보이고
 왠지 잘난사람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사람으로 보이오
 이젠 겸손이란 단어도 좀 배워보시오
 
 
 
 이 편지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제 어머니가 쓰신 편지를 아시는 것을 보면
 아마도 우리말편지를 꽤 오래전부터 받아보신 것 같은데...
 뭐라 할 말이 없네요.
 겸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가,
 저희 어머니 맞춤법 틀린 건 감격스럽게 보고,
 남이 틀리면 분수에 걸맞지 않게 우습게 여기지는 않은 것 같은데...
 자장면을 짜장면이라고 하는 분에게 욕을 한 것 같지도 않고...
 제 인격이 그다지 본받을 만한 사람이 아닌 것은 맞지만,
 제가 잘난 사람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인 것 같지는 않은데...
 뭐 어쨌든 '이젠 겸손이란 단어도 좀 배워보시오'라고 하시니
 더 겸손해지도록 힘써야겠군요.
 
 
 우리말편지 보내는 것도 이런 점에서 보면 쉽지만은 않습니다.
 오늘은 모순 이야기나 할게요.
 그냥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싶네요. ^^*
 
 
 모순(矛盾) 아시죠?
 어떤 사실의 앞뒤, 또는 두 사실이 이치상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중국 초나라의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이 창은 어떤 방패로도 막지 못하는 창이라 하고
 이 방패는 어떤 창으로도 뚫지 못하는 방패라 하기에,
 그럼 그 창으로 그 방패를 뚫어 보시라고 했다는 데서 나온 게 바로 모순입니
 다.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한 데서 나온 거죠.
 
 
 이 모순과 비슷한 말이 우리말에도 있습니다.
 바로 '비각'입니다. 한자가 아니라 순 우리말입니다.
 사전에 나온 뜻은,
 "물과 불처럼 서로 상극이 되어 용납되지 아니하는 일"을 뜻합니다.
 어떤 창도 막을 수 있는 방패와 모든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창이 함께 할 수 없
 듯이,
 물과 불 또한 함께할 수 없습니다.
 
 
 비각...
 왠지 오늘은 그 생각이 드네요.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빠대다/삐대다]
 
 
 눈이 좀 덜 내리네요.
 
 오전에 넉가래로 실험실 앞에 있는 눈을 좀 치웠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눈이라 많은 사람이 빠대고 다녀,
 
 발자국이 난 곳은 눈이 굳어서 잘 밀리지 않네요.
 
 
 
 '빠대다'는 말 아시죠?
 
 "아무 할 일 없이 이리저리 쏘다니다."라는 뜻으로,
 
 일정한 직업 없이 허구한 날 빠대는 것도 못할 노릇이다처럼 씁니다.
 
 발음이 강해서 좀 어색한 감도 있지만, 순 우리말이고 표준어입니다.
 
 
 '빠대다'와 발음이 비슷한 '삐대다'도 표준업니다.
 
 "한군데 오래 눌어붙어서 끈덕지게 굴다."라는 뜻으로,
 
 선배에게 삐대다. 하는 일 없이 남의 집에 오래 삐대고 있을 수도 없었다처럼
 씁니다.
 
 마찬가지 순 우리말이자 표준어입니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발자국이 없는 눈 위를 빠대보세요.
 
 오랜만에 '뽀드득' 눈 밟는 소리도 들어보시고...
 
 저는 오늘도 사무실에서 삐대다 늦게 들어갈 것 같네요.
 
 
 퇴근길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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